어둠조차 그를 가릴 수는 없었나 보다. 폐허의 별에서 그는 홀로 찬란하게 빛났다. 칙칙한 벽을 등지고서도 머리칼은 가장 고귀한 금속과 같이 해 질 녘의 색으로, 투명하게 가라앉은 눈동자는 새벽의 색으로 반짝였다. 칸코우는 그가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자 잠시 할 말을 잊고 말았다. 그도 놀랐는지 입술이 감탄하는 것처럼 살짝 벌어졌다. 흘러나온 목소리는 영혼의 ...
그들, 하루사메는 내게 관심 한 톨 주지 않고 떠났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우르르 인기척이 빠져나가고 얼마 후, 나를 일으켜 세우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손을 쳐내려 했다. 하지만 완력에서 뒤져 도저히 빼낼 수가 없었다. 결국 가능한 건 노려보는 정도였다. 청년이라기엔 어리고 아이라기엔 큰, 그래, 소년이다. 그는 세이슈를 둘러쌌던 야토들과 똑같은 복...
※ 폭력, 유혈, 신체 절단에 관한 묘사 주의. 난데없이 죽어버렸던 것, 환생했던 것, 그곳이 잠깐 보았던 만화 속 세상이었던 것 모두 어지러울 정도로 황당하고 절망스러웠지만 이날 이때까지 정신을 붙잡고 있을 수 있는 건 환경마저 나를 괴롭히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면의 풍랑과 싸우고, 고뇌할 수 있는 건 외부의 상황이 잠잠할 때여서이다. 세상에는 평온 속...
나는 변덕스러운 사람이다. 무언가의 이해에 있어서도 그랬다. 환생이라는 일생의 대사건에 관해서도 같은 버릇을 보이곤 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받아들이자는 게 생각의 주류긴 하였으나 때때로 억울해서 돌아버릴 것 같은 때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겉으로나마 굉장히 얌전하게 지냈다. 원래 마음에 화도 생각도 많은 것치곤 조용한 사람이었으며 지금은 차분하려 ...
인간이라면 누구나 구원자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지난 많은 날에 나는 그것을 바랐다. 그만큼 괴로워서였을까 괴롭다고 말할 자격이 없어서였을까. 세상 보통 여자들에겐 불행을 말할 권리가 없는 법이고 나는 보통의 여자였다. 또한 자신을 객관화하기엔 너무 어렸다. 억압당한 언어를 속에 쌓고 고름은 천천히 차올랐다. 불행한 이들에게 이끌리는 것은 어쩌면 필연. 나...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